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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02] 증권맨이 말하는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 (2)

MarkJacob (MJ) 2024. 10. 17. 07:57

안녕하세요. MarkJacob 입니다. 오늘은 지난 10/11에 제가 올린 [금융이슈#01] 편에 이어서 공매도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 ]

( 1,2번은 금융이슈#01편 참고 )

3. 공매도는 무조건 이익을 본다?

☆ 오해 :

공매도는 시장이 하락하면 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진실 :

이러한 오해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여기서 말하는 공매도 순수 Naked 공매도라면 시장이 하락할 경우 당연히 이익을 보겠습니다만 제가 알기로 기관에서 일하는 트레이더가 순수 Naked 공매도를 하는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할 경우 이와 반대로 매수 포지션을 구축해서 트레이더의 주관에 따라 시장이 하락할 경우에 수익이 나게 하거나, 오히려 시장이 상승할 경우에 수익이 나게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공매도 포지션 구축 시 해당 종목의 하락을 예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매도 포지션에 파생상품까지 가미하면 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수익을 내는 포지션을 만들 수도 있으나 이에 대한 내용은 추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러한 오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언론이나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기관 트레이더들이 공매도를 통해 거의 대부분 수익을 낸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2차전지 주가가 시세를 분출할 때입니다.

에코프로비엠 월봉

2023년 상반기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2차전지 상승장. 약 6개월에 걸친 이 상승장에서 제 기억은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의미 있는 수익을 내었던 시장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때 많은 주변 지인들이 저에게 2차전지 주식에 대해 물어볼 때 저는 신중론을 펼쳤고, 지인분들은 듣는 척은 하셨지만 느낌적으로 제 말을 듣고 싶어 하시지 않는다는 걸 직감했지요.

그때 제 주변의 기관 트레이더들과 많은 주변 애널리스트들도 속된 말로 멘붕이 왔지요. 그동안의 경험과 밸류에이션 모델을 적용해 볼 때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수준으로 주가가 날아가니 따라서 살 수도 없고, 공매도를 치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이었죠.

하지만 결국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에코프로비엠 같은 경우 30만원대 부터 공매도를 치기 시작했죠. 금양도 그런 종목 중의 하나이구요.

저는 사실 기관들의 그런 모습을 듣고 보면서 불안했지요. 제가 몇 번 글에서 이야기한 대로 답은 주가에 있기 때문이지요. 주가가 가속이 붙고 버블이 끼면 가치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사례에서 봤습니다.

30만원 대에서 에코프로비엠을 공매도를 친 트레이더는 어땠을까요? 트레이더 생활에 기억이 남을 손실을 낸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도 공매도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며 개미의 승리라고 떠들어댔죠. 개인적으로 씁쓸했습니다.

하나의 에피소드이지만, 공매도가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보다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관 트레이더도 개인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공매도 전략은 천하의 보검이 아닌 하나의 기본전략에 불과하며 리스크가 상당히 많은 전략입니다.


금양 월봉



4. 공매도는 시장을 왜곡시킨다?

☆ 오해 :

공매도는 시장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 진실 :

결론부터 말하면 틀렸습니다.  공매도는 오히려 시장에서 거품을 제거하고 주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맞추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을 때, 공매도는 해당 주식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이를 통해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악의적인 공매도는 규제 대상이 되지만, 합법적인 공매도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바닥에 사서 꼭지에 팔면 다들 대단한 고수라고 칭송하면서, 같은 주식을 꼭지에 공매도 쳐서 바닥에서 환매수할 경우에는 비난을 하는지는 저는 도통 이해가 안 됩니다.

3.에서 이야기했던 에코프로비엠의 사례에서 크게 손실을 본 기관 트레이더의 공매도는 시장을 왜곡시키기 위해서 그런 걸까요? 물론 전혀 아니죠.

당시 30만원 대의 주가 수준은 트레이더의 분석과 애널리스트의 견해를 참고했을 때 상당히 납득이 안 되는 수준이었기에 그 리스크를 무릅쓰고 공매도를 한 겁니다. 물론 묻지마 주가 상승으로 큰 손실을 보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60만원까지 치솟던 주가는 현재 17만원 수준입니다.

특정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많을 경우 그 이유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근거를 찾는 게 중요하지 단지 공매도 주체가 주가상승을 방해하는 훼방꾼이라고 생각한다면 또 한 번 2차전지 사례는 나올 수 있습니다.

5. 글을 맺으며..

공매도는 투자 시장의 한 전략일 뿐, 그 자체가 시장에 해악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공매도를 악용하는 일부 사례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겼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제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매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투자자들이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 이 글은 전적으로 저의 사견이며,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공매도에 불법(무차입) 공매도를 포함하진 않습니다. 공매도에 대한 시각은 다를 순 있습니다.)